■ 코로나시대 읽을 만한 ‘여행책’
- ‘떠나고 싶은 마음은…’
다녀온 여행 즐거움·추억 회상
엽서쓰기·열대과일 시식 시도
- ‘아름다운 사찰여행’
10년동안 만났던 절집 이야기
休·수행·인연 등 테마로 소개
- ‘하루 여행, 하루 더 여행’
당일치기·1박2일 코스로 나눠
대화 하듯 간결하게 쓴 여행기
- ‘에이든 전국여행지도’
5일장 개장날짜 등 정보 가득
종이지도 여행 일정 짜기 도움
누구나 누렸던 ‘자유로운 여행’은, 이제 기약 없는 소망이 됐다. 그래도 언제가 됐든지 여행은 다시 시작되리라. 발이 묶인 여행자들을 겨냥한 여행 책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소셜미디어 등으로 사용자들끼리 실시간 여행정보가 유통되는 시대. 여행 책의 존재 이유에 대한 비관적 전망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수정됐다. 가지 못하는 여행을 책으로 위로받거나, 코로나19 시대의 새로운 목적지나 여행 방식을 배우고 있다. 여행의 대리만족을 누리게 하거나 여행의 의미를 되새겨볼 수 있는, 코로나19 시대를 겨냥한 여행 책을 골라봤다. 다시 자유로운 여행의 시대에 대한 기대와 희망을 불러일으키거나, 달라진 여행 패턴으로 인한 여행정보 등이 담긴 유용한 책들이다.
# 집에서 여행하기…떠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멀리 떠나고 싶은 마음을 달래기 위한, 저자의 여행에 대한 가벼운 사유와 회고로 가득한 책이다. 저자는 9년 차 여행작가. 여행잡지에서 ‘집구석 여행’을 테마로 원고청탁을 받아 ‘내 집에 체크인 하기’란 제목으로 글을 쓴 뒤에 오랜 코로나19 칩거 생활 끝에 생각과 글이 잡지 밖으로 흘러넘치면서 책이 된 듯하다.
책에는 사소하다면 사소하다고 할 수 있는 해외여행과 관련한 다양한 이야기가 촘촘하게 엮여 있다. 이런 이야기들은 대개 여행의 즐거움을 일상에서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데, 이를테면 여행지 리조트호텔의 욕실에 대한 회상과 휴양지에서 하는 목욕이 주는 감상으로 시작한 글은 여행이 불가능해진 시대에 추억을 되새김질하면서 집의 욕실을 리조트 욕실처럼 꾸미는 시도와 성공담으로 마무리된다. 이런 식으로 소중한 사람들에게 엽서 쓰기, 침대에서 책 읽기, 식물 그리기, 열대과일 맛보기, 지도 꺼내보기, 로드무비 보기 등을 시도한다. 책은 ‘여행을 떠나지 않고도 유사(類似)여행을 즐기는 비법’쯤으로 시작했지만, 책장을 넘길수록 다녀온 여행의 즐거움과 추억의 회상 쪽에 무게가 더 얹혀 있다. 시공사, 176쪽, 1만3000원.
# 삶의 쉼표…아름다운 사찰여행
오랫동안 여행작가 일을 해온 출판사 대표가 자신의 출판사에서 자신의 여행 책을 냈다. 저자가 자그마치 10년 동안 만났던 절집 이야기를 한데 묶어서 엮은 책이다.
책에는 전국의 사찰 56곳이 등장한다. 하필 여행의 목적지가 산사인 것은, 종교적 의미가 아니다. 불교 신도가 아니라도 종교를 떠나 산지의 사찰은 누구에게나 ‘치유 공간’의 효능이 작동하기 때문이다. 책에는 절집 내력부터 특징은 물론이고, 절집마다 무엇을 어떤 시선으로 봐야 하는지가 차분하게 정리돼 있다. 참선체험이나 템플스테이 등의 사찰 정보 등도 충실하게 소개하고 있다. 저자의 시선은 절집의 구석구석까지 가 닿고, 절집에서 보낸 시간이 천천히 복구된다. 건조한 정보 위주의 기술이 아니라 물 흐르듯 편안하게 글이 이어진다. 문장이 빠르지 않아, 읽는 사람의 마음도 더불어 편안하다. 산사를 휴식, 수행, 힐링, 인연 등의 테마로 나눠 소개하고 있다. 상상출판, 453쪽, 1만6900원.
# 짧은 여행…하루 여행, 하루 더 여행
‘밀물 여인숙’이란 제목의 여행자 감성 충만한 시(詩)로 ‘문학동네’에 등단한 시인 최갑수는, 두 번에 걸쳐 사진전을 연 사진가이기도 하고, 시집이나 에세이보다 여행 책을 훨씬 더 많이 낸 20년 경력의 베테랑 여행작가이기도 하다. 그가 ‘코로나19 시대 여행’에 맞춰 펴낸 열여섯 번째 책이 ‘하루 여행, 하루 더 여행’이다. 저자가 포착한 코로나19 시대 여행의 가장 큰 변화는 ‘여행 기간이 짧아진다는 것’이다. 보통은 당일 여행, 길어도 1박 2일이다. 짧아진 여행 패턴에 맞춰 이 책을 기획했다. 책 제목의 ‘하루 여행’은 당일치기 여행을, ‘하루 더 여행’은 1박 2일 여행을 말한다.
책에는 50곳의 여행지가 당일치기 코스(19곳)와 1박 2일 코스(31곳)로 나뉘어 소개돼 있다. 당일치기 여행지는 수도권이나 포천, 원주, 서산, 부여, 예산까지. 1박 2일 여행지는 부산, 대구, 강릉을 비롯해 목포, 고흥, 신안, 남해까지 전국이 다 들어간다.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은 무엇보다 ‘실전적’이라는 것이다. 힘을 빼고 대화하듯 간결하게 풀어쓴 여행 이야기가 눈에 쏙쏙 들어온다. 보다북스, 384쪽, 1만7000원.
# 다시 종이지도…에이든 여행지도
여행지도를 책이라 할 수 있을까. 코로나19 시대 이후 서점에서 가장 잘 팔리는 것 중 하나가 뜻밖에 ‘여행지도’다. 한국관광공사가 지원한 예비관광벤처기업이 크라우드소싱으로 여행자들의 의견을 모아 만든 에이든 전국 여행지도가 여행지도 열풍의 주인공이다. 지도에는 주요 관광지 정보는 물론이고, 관광지별 적합한 여행 시기, 5일장 개장 날에 이르기까지 상세한 정보로 가득하다.
종이지도는 사라지고 스마트폰 지도 앱이 대체할 것으로 예상했던 때도 있었다. 스마트폰 속의 지도는 세밀함에선 탁월하지만, 직관성 면에서는 A1(세로 84㎝, 가로 59㎝) 사이즈 한 장의 지도를 따라갈 수 없다. 종이지도는 여행 가기 전에 일정을 일목요연하게 짜는 데 큰 도움을 준다. 에이든 전국여행지도는 A1 사이즈의 전국 여행지도 1장, 서울근교·수도권 여행지도 1장, 미니 가이드북 1권, 지도 표시용 물방울 스티커 2장으로 구성돼 있다. 타블라라사, 1만7800원.
박경일 전임기자 parking@munhwa.com
September 10, 2020 at 08:32AM
https://ift.tt/3bMxZGS
떠나자! '북택트 여행' - 문화일보
https://ift.tt/3dZhPtX
Bagikan Berita Ini
0 Response to "떠나자! '북택트 여행' - 문화일보"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