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로 하늘길이 막히며 국내 여행업계가 고사 위기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단계에 접어들 때만 하더라도 여름을 기점으로 여행수요가 반등할 수 있다는 전망이 업계 안팎에서 나왔었지만 코로나 확산세가 진정은 커녕,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며 기대감이 무너졌다.
코로나발 '여행절벽' 사태에 주요 여행사들의 실적은 처참할 정도다. 국내 대표 아웃바운드(내국인의 해외여행) 여행사 모두투어의 2분기 매출액은 30억원에 불과하다. 약 700억원의 매출을 낸 전년 동기보다 무려 95% 줄어들었다. 영업손실만 해도 93억원에 달한다.
기약 없는 '개점휴업'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모두투어가 3~6월 세 달간 해외로 보낸 패키지(PKG) 송출객 수는 고작 53명에 불과하다. 36만7800명을 보냈던 지난해보다 99.9% 줄어든 것으로, 2000년대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나 글로벌 금융위기, 2010년대 동일본대지진이나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등 여행업계를 뒤흔든 위기상황에서도 경험하지 못한 충격적인 수치다.
국내 여행업계 최정상에 위치한 하나투어 역시 마찬가지다. 2분기 하나투어의 관광목적 패키지 송출객 수는 669명으로 전년 대비 99.91% 역성장, 200억원 대의 영업손실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1분기만 하더라도 1~2월 기저효과에 힘 입어 23만8600명의 송출객을 기록했지만 2분기는 여행 판매 자체가 전무했던 셈이다. 매출 측정이 무의미하다는 판단에 하나투어 측은 2분기 실적 공시를 하지 않는 방향도 검토하고 있다.
지난달 서울 중구 모두투어 사무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무급 및 유급 휴직으로 텅 비어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
현재 양 사를 비롯, 국내 여행사들이 개점휴업 속에서도 그나마 적자 확대를 막으며 버틸 수 있는 요인은 정부의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에 따른 고용유지지원금에 있다. 유·무급휴직은 물론 자회사 통·폐합 등 각종 비용에 대한 통제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구조조정까지 이어지지 않는 이유다. 실제 한국관광협회중앙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국내 여행사업체는 2만1620개로 전 분기 대비 495개(2.2%) 감소하는 데 그쳤다.
문제는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고용유지지원도 언제까지 가능할 지 가늠할 수 없는 불확실성이다. 지난달 정부가 당장 내달 만료되는 특별고용지원업종 지급기간을 60일 추가 연장, 연말까지 유지할 것으로 약속하며 한 숨 돌렸지만, 현 코로나 상황을 비춰볼 때 내년까지 여행수요가 회복되지 않을 수 있단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여행업 생존에 대한 불안감은 업계 내부 갈등으로까지 번지는 분위기다. 정부가 추진하는 '국내여행 조기예약 할인상품 사업'에 참여하는 여행사 선정을 두고 소규모 여행사들이 "대형 여행사들만 살리는 조치"라며 반발하고 나서면서다. 사업을 주관하는 한국여행업협회가 모든 여행사들의 이해를 대변하지 못한다는 이유에서다. 문체부는 "공정하고 객관적인 심사를 통해 지방여행사들도 골고루 참여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 여행업계 관계자는 "연말이면 그래도 코로나 악재가 어느정도 해소될 것으로 봤지만 지금은 예측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생존 여부도 장담하기 어렵게 됐다"며 "인·아웃바운드 업체까지 국내여행으로 활로를 찾으며 정부 지원 형평성을 두고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August 07, 2020 at 02:00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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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달간 해외패키지 달랑 53명" 여행업계 실적에 또 충격 -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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