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1일부터 한국인의 입국을 허용하는 가운데 여행업계가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사태가 종식되지 않은 상황에서 해당 조치만으로 여행 수요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목소리가 높다.
30일(현지시각)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EU 27개 회원국 정부 대표 기구인 EU 이사회는 이날 일부 제3국 국민에 대한 여행 제한을 푸는 데 합의했다. 이에 따라 한국을 포함해 제리, 호주, 캐나다, 조지아, 일본, 몬테네그로, 모로코, 뉴질랜드, 르완다, 세르비아, 태국, 튀니지, 우루과이 등 총 14개국은 이날(1일)부터 EU 국가로 여행이 가능하다.

이번 조치는 유럽 역내 인적·물적 이동 자유를 보장하는 ‘솅겐 협정’ 가입국인 4개(노르웨이, 스위스, 아이슬란드, 리히텐슈타인) EU 비회원국에도 해당된다. 다만 이번 조치는 법적인 구속력이 없으며, 명단 적용 여부는 각 회원국이 결정한다. 또 해당 명단은 코로나 19 감염증 상황을 고려해 결정된 것으로, 앞으로 2주마다 갱신된다.
EU의 이번 조치로 한국 여행객들도 이날부터 유럽 국가를 방문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여행업계의 반응은 회의적이다.
코로나 19가 완전히 종식되지 않은 상황에서 여행 심리가 당장 회복될 수는 없을 거란 게 업계의 얘기다. 전 세계 코로나 19 확진자가 1000만명, 사망자 수가 50만명을 돌파하는 등 확산세가 이어지고 있는 데다, 한국 귀국 시 의무적으로 진단검사와 2주간 자가격리를 해야 한다는 점이 부담 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한 대형 여행사 관계자는 "여러 가지 상황상 여행을 가는 게 현실적이지 않다"며 "출장 등 업무 목적이나 학업, 친지 방문 등 불가피한 이유가 있는 이들 이외에 여행을 위해 방문하는 사람들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또 해외 여행을 가더라도 관광이 목적인 유럽 국가보다는 휴식을 위한 휴양지를 선호할 거란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일부 여행사는 소규모 형태의 휴양지 상품을 준비하는 등 틈새 시장을 겨냥한 대비에 나서고 있다.
업계는 여전히 버티는 게 최선이란 입장이다. 또다른 여행사 관계자는 "대부분 여행사들이 국내 상품으로 눈을 돌리고 있지만, 국내 여행은 패키지 상품을 통해 가는 경우가 거의 없어 이마저도 녹록치 않은 상황"이라며 "그러나 지금까지 문을 닫지 않은 업체들은 어떻게든 계속 버티는 게 목표"라고 했다.
국내 첫 코로나 확진자가 나온 지난 1월 20일부터 현재까지 폐업을 신고한 여행사는 300곳을 넘어섰다. 실제로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도 주요 여행업체의 상품 수요는 아직 바닥에 머물고 있다. 업계 1·2위인 하나투어와 모두투어의 경우에도 지난해 동기 대비 해외 여행 상품 판매가 99% 이상 급감한 상태다.
안진아 이베스 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여행 수요의 근간인 출국자수 회복은 코로나 19 완화 정도와 시기에 따라 결정될 수 밖에 없다"며 "올해 출국자수는 716만명으로 1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안 연구원은 이어 "2022년에야 코로나 19 수준의 70% 정도까지 출국자수 반등이 이뤄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긴 기다림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했다.
July 01, 2020 at 09:16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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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유럽 빗장 풀리는데… 여행업계 "기대 안 해" -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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