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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김포국제공항에서 여행객들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사진=김휘선 기자 |
1년이 지난 지금도 '일본여행 보이콧' 분위기는 여전하지만 올 초 시작한 코로나19(COVID-19)에 여행불매 양상도 변하고 있다. 가기 싫어서가 아니라 갈 수조차 없게 되며 불매운동도 희석되는 모양새다. 설상가상으로 줄어든 한일 여행교류에 휘청거린 국내 여행산업마저 코로나까지 겹치며 고사 위기다. 여행 불매 1년은 일본에 커다란 타격을 안겼지만 한국의 여파도 적지 않은 상처 뿐인 승리였다.
반년 만에 '가서는 안 될 곳'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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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의 경제보복 조치로 여행자제와 불매운동이 이어지던 지난해 8월 인천국제공항 일본행 탑승수속 카운터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는 반면 베트남행 카운터는 여행객들로 붐비고 있다. /사진=머니투데이DB |
이는 수치로 고스란히 드러난다. 한국관광공사와 일본정부관광국(JNTO) 등에 따르면 2018년 국내 출국자 2869명 중 무려 753만명이 일본을 찾았다. 출국자 4명 중 1명은 일본행 비행기를 탄 셈. 같은 해 일본을 방문한 외국인은 총 3120만명에 달하는데 전체 방일 여행시장의 24%를 차지하는 규모다. 일본이 전 세계에서 손꼽히는 관광대국이 되는 데 한국의 지분이 절대적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7월을 기점으로 상황이 급변했다. 자발적인 일본여행 불매가 이어지며 인천이나 김포, 김해에서 출발하는 일본행 비행기가 텅 비기 시작했다. 매달 50~60만명에 달하던 일본행 한국인 여행객이 8월부터 -48%로 반토막나더니 9월 -58%, 10월 -65.5%로 급감세를 보였다. 지난해 일본을 찾은 한국인이 558만명으로 전년 대비 26% 줄었는데, 이 중 하반기(7~12월)에 간 인원은 고작 157만명에 불과했다.
국내 여행업계도 덩달아 휘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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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일본정부관광국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뉴스1 |
기대와 달리 수 개월 만에 한국인 여행객이 반토막나자 일본 관광업계는 비상이 걸렸다. 관광객 소비가 주 수입원인 지방 소도시들이 비명을 질렀다. 도쿄나 등 주요 관광지만 찾는 중국과 달리 한국인 개별여행객(FIT)들은 소도시를 여행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들이 뚝 끊기며 지역경제에 직격타를 맞아서다. 이에 일본 미야자키현 지사가 지난해 가을 한국 아시아나항공 본사를 찾아 여행활성화를 부탁할 만큼 상황이 급박했다.
여행불매 무기는 한국에게도 독이 됐다. 일본 시장 비중이 큰 국내 아웃바운드(내국인의 해외여행) 여행업계가 큰 타격을 입었다. 전체 사업에서 일본 비중이 30%가 넘었던 하나투어가 노재팬 여파로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70% 줄어드는 등 전반적인 여행시장 업황이 바닥을 쳤다. 한국을 찾는 일본인 여행객도 차츰 줄며 국내 호텔, 카지노 영업도 악화했다. 여행산업 고용인원이 상당하단 점에서 우리도 적잖은 피해를 입은 셈이다.
한일 여행시장 '넉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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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한국인 입국 금지 국가에 대한 사증면제와 무사증입국을 잠정 중단한 8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출국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인천국제공항=이기범 기자 leekb@ |
하지만 2월부터 한국과 전 세계를 덮친 코로나19로 한일 여행시장은 다시 빙하기가 시작됐다. 코로나 팬데믹(전 세계적 대유행)에 물리적으로 여행 자체가 불가능해지며 양국 인바운드가 99% 감소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문제는 일본여행 보이콧으로 체질이 허약해진 국내 관광산업이 코로나 직격타를 견디지 못하고 여행·호텔·면세·카지노 모두 회생 불가능할 지경에 놓였다.
현재 코로나 사태로 일본이 먼저 한국인의 입국을 전면 금지하고 한국도 이에 맞대응하는 등 양국 앙금은 여전하다. 하지만 향후 코로나가 종식되고 억눌렸던 여행심리가 봇물 터지기 시작하면 끊어진 한일 여행길이 다시 재개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한 여행업계 관계자는 "여행불매도 코로나에 다소 희석됐고 해외여행이 다시 이어지면 접근성과 경제적 측면에서 가장 뛰어난 일본 수요가 다시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June 26, 2020 at 02:00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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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여행 보이콧에 '비명' 지른 일본, 한국도 '상처' 남았다 -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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