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의 이른바 성탄절 선물은 없었습니다. 그동안 한미 당국은 북한이 크리스마스 시기를 맞춰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해왔죠. 하지만 아직까지 북한의 특이 동향은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와 미국, 중국 등의 유화 제스처에 일단 북한이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는 분석도 있고요. 하지만 일각에선 크리스마스 선물은 없었지만, 신년 선물은 있을 가능성은 있다는 그런 우려의 시각을 내놓고 있습니다. 고 반장 발제에서 외교 안보 관련 소식 내용들을 자세하게 짚어보겠습니다.
[기자]
북한의 성탄절 선물은 다행히도 없었습니다. 아쉽게도 없었다가 아니라 다행히도 없었습니다. 선물을 주지 않은 걸 다행이라고 말하는 게 이상하긴 한데 아무튼 다행이었습니다.
"미국이 주장하는 대화방식은 잔꾀에 불과하다. 다가오는 크리스마스 선물이 뭐가 될지는 전적으로 미국에 달렸다." 이태성 북한 외무성 부상이 지난 3일 내놓은 담화문입니다. 크리스마스 선물이라 발언 내용을 그대로 정리해보면 "선물을 주기로 이미 마음은 먹었고 뭘 줄지는 미국이 하는 걸 보고 정하겠다" 이런 겁니다. 북미 대화가 교착 상태에 빠진 상황에서 결국 북한이 의미한 선물이란 군사적 도발일 가능성이 컸습니다. 한미 양국이 대북 감시 활동을 강화하고 한 편으론 대화를 촉구한 것도 그래서였습니다.
[스티븐 비건/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 (지난 16일) : 이제 우리가 우리에게 맡겨진 사명을 수행해야 될 때입니다. 이제 목표를 달성해야 할 때입니다. 제가 한국에 온 만큼 북한은 어떻게 접촉해야 하는지 알고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북한의 대화 제의를 끝내 거부했고 우리나라와 미국에 대한 비판에 집중했습니다. 그래서 북한의 성탄절 선물이 군사 도발일 가능성도 더 높아졌습니다. 물론 마지막까지 낙관론을 내놓은 사람도 있었습니다. 그것도 휴양지에서 연휴를 보내면서 말이죠.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현지시간 지난 24일) : 좋은 선물일 수 있습니다. 아마도 김정은이 미사일 시험 발사 대신 예쁜 꽃병을 나에게 선물로 보내올 수도 있습니다. 꽃병을 받을지도 모릅니다. 그로부터 좋은 선물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여러분은 모를 겁니다. 절대 모를 겁니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도 북한이 고강도 군사 도발을 할 경우 강력 대응하겠다는 경고를 함께 내놓긴 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현지시간 지난 3일) : 우리는 역대 가장 강력한 군을 갖고 있어요. 전례 없는 강대국이죠. 그걸 사용할 필요가 없기를 바라지만, 써야 한다면 써야죠.]
어쨌든 북한의 성탄절 도발은 없었습니다. 물론 꽃병 선물도 없었습니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북한의 선물 이렇게 분석했습니다.
[정세현/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 (tbc '김어준의 뉴스공장' 어제) : 한·중·일 정상회담이 23일, 24일 중국의 청두 사천성 청두에서 열리고 있었기 때문에 그때 24일쯤 쏘면은 중국의 체면이 말이 아니죠. 앞으로 중국의 도움은 많이 받아야 되는 처지에 있는데, 북한이. 그래서도 그렇고. 트럼프 대통령이 지금 조용히 있거든요. 대통령이 조용히 있으면 우리도 조용히 지나가자. 그래서 트럼프 대통령이 지금 거친 언행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아마 연말에 미사일을 발사하거나 하는 짓은 안 하고 점잖게 해를 넘기면서 내년 신년사에서 방향을 발표하리라고 봅니다.]
어제 TBS라디오에서 인터뷰 한 내용인데, 정세현 전 장관의 말대로 이제 관심은 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내년 신년사로 쏠리고 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의 신년사는 매년 북미 또 남북 관계의 중요한 변곡점으로 작용했습니다. 2018년 신년사에선 평창동계올림픽 대표단 파견 의사를 밝히면서 남북 관계 개선 의지를 강조했습니다.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 (지난해 1월 1일) : 남조선에서 머지않아 열리는 겨울철 올림픽 경기 대회에 대해 말한다면 그것은 민족의 위상을 과시하는 좋은 계기로 될 것이며 우리는 대회가 성과적으로 개최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이러한 견지에서 우리는 대표단 파견을 포함하여 필요한 조치를 취할 용의가 있으며 이를 위해 북남 당국이 시급히 만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올해 신년사에서는 2차 북미 정상회담을 갖겠다는 뜻과 함께 완전한 비핵화를 재차 강조했습니다.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 (1월 1일) : 완전한 비핵화에로 나가려는 것은 우리 당과 공화국 정부의 불변한 입장이며 나의 확고한 의지입니다. 나는 앞으로도 언제든 또다시 미국 대통령과 마주 앉을 준비가 되어있으며 반드시 국제사회가 환영하는 결과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전문가들은 내년 김정은 위원장의 신년사는 앞선 두 차례의 신년사와 달리 대미, 대남 강경 노선을 밝힐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어느 정도 수위의 발언을 내놓느냐에 따라 내년 북미 관계, 남북 관계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입니다. 분명한 건 지난해부터 올해 중순까지 이어져 왔던 순풍은 당분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겁니다. 미국의 정치 전문매체가 어제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에 맞닥뜨릴 최대 외교안보위기를 꼽았는데요. 그 중 첫 번째가 바로 북한 위기였습니다. 정치 전문매체 더 힐은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에 나설 경우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2020년 미 대선 기간에 긴장 수위를 낮게 유지하기 위해 이를 무시하거나 '화염과 분노' 시절로 돌아가는 선택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을 위협할 최대 위기가 북한이다. 그럼 세계 평화를 가장 위협할 인물은 누구일까요. 이것도 김정은 위원장일까요? 독일 여론조사기관이 설문조사를 해봤습니다. 독일인들에게 세계 평화를 위협할 인물 5명 중 한 사람을 고르라고 했습니다. 후보는 쟁쟁합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푸틴 러시아 대통령, 아야톨라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 그리고 마지막 김정은 국무위원장입니다. 과연 결과는 어떻게 나왔을까요. 효과음 주시고요. 1위는 바로 트럼프 대통령이었습니다. 무려 응답자의 41%가 트럼프 대통령을 세계 평화를 가장 위협할 인물로 꼽았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17%를 얻어 2위를 차지했습니다. 참고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같은 조사에서도 1위를 차지한 바 있습니다. 북한 관련 소식 등 들어가서 좀 더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오늘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북한 성탄절 도발 '잠잠'…김정은 신년사 주목 >
2019-12-26 10:45:00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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